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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정보

로드킬을 막는 스마트한 방법

by 한입지식. 2025. 4. 14.

로드킬, 아직도 남의 일인가요?
'한밤중 도로 위, 갑자기 튀어나온 고라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늦었습니다.' 이런 뉴스, 한두 번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운전 중 갑작스러운 동물 출현으로 인한 로드킬(Roadkill) 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약 3만 건의 로드킬이 발생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산악 인근 지방도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단순히 동물의 생명만 잃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생명도 위협받고, 수천만 원대의 차량 수리비와 보험 손해로 이어지는 심각한 사고로 확장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야생동물과의 충돌은 단순히 금전적 손실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고 이후 운전자가 느끼는 트라우마, 반복되는 사고 위험성, 지역 생태계 파괴 등, 다양한 사회적 비용이 동반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특정 지역이나 일부 운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대한민국 전역, 특히 교외로 빠지는 지방도로를 주행하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입니다.

로드킬-cctv-ai로드킬예방

왜 AI로 동물을 감지해야 할까?


"표지판? 주의운전? 이미 하고 있다구요."
물론 표지판은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너무 많다는 데 있습니다.

기존의 경고 표지판은 정적인 방식입니다. 설치된 구간에서는 조심하겠지만, 실제로 동물이 나타나는 시점과 표지판 위치가 다를 경우에는 무력합니다. 동물이 출몰할 가능성만을 알릴 뿐, '지금 이 순간' 도로 위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다릅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로 안전에도 적용되면서, AI 기술이 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실시간 경고를 보내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더 이상 '운'에 맡기는 시대가 아니라, 데이터와 기술로 대응하는 시대입니다.

AI 로드킬 예방 시스템의 작동 방식


그렇다면 이 AI 기반 로드킬 예방 시스템은 어떻게 작동할까요?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1. CCTV/열감지 카메라가 도로 주변을 24시간 관찰합니다.
  2. AI 영상 인식 알고리즘이 설치된 장비가 동물의 형태, 크기,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합니다.
  3. 동물이 도로 가까이 접근하거나 도로를 가로지르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LED 전광판에 경고 메시지가 즉시 송출되고, 차량 내 연결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림이 전송됩니다.
  4. 동시에 지자체 관제센터로도 데이터가 실시간 전송되어, 필요한 경우 인근 도로 통제나 구조대 파견까지 연계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도로공사와 환경부가 협력하여 일부 고속도로와 국도 구간에 시범 설치를 완료했으며, 2025년부터는 전국 주요 도로로 본격 확대 적용될 예정입니다.

기대되는 효과와 실제 사례


시범 운영 결과는 고무적입니다.
경북 김천시 국도 59호선 구간에 AI 로드킬 예방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단 6개월 만에 로드킬 발생 건수가 40%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멸종위기종의 생존율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수달, 삵, 고라니 등 보호종들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어, 필요한 경우 임시 울타리 설치, 구조 지원 등 추가 조치도 가능해졌습니다.

로드킬을 줄이는 것은 생명 보호를 넘어, 지역 생태계를 지키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기반을 만드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


그러나 모든 것이 순조롭지는 않습니다. AI 시스템 확대를 가로막는 몇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도 존재합니다.

  • 기기 설치 및 유지 비용 부담: 고성능 CCTV, 열감지 센서, AI 서버 구축에는 상당한 예산이 필요합니다. 특히 농어촌, 지방도로에는 설치가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 인프라 부족: 지방도로와 농로 등에는 통신망, 전력망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하여 시스템 설치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데이터 보완 문제: 동물 출현 패턴은 계절, 시간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봄철에는 짝짓기를 위해 이동하는 고라니가 늘어나고, 겨울철에는 먹이를 찾아 도심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반영한 데이터 강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술만으로는 완벽할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 신속한 데이터 업데이트, 그리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함께 이루어져야 진정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대안과 앞으로의 방향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합니다.

국가 차원의 예산 확대: AI 시스템 설치를 단순 시범사업에 그치지 않고,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시키려면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재정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자율주행차와의 통합 기술 개발: 향후 자율주행차량이 보편화되면, 로드킬 예방 AI 시스템과 차량 내 시스템이 연동되어야 합니다. 사고 예방뿐 아니라 최적 주행 경로 재설정까지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시민 참여형 앱 개발: 시민들이 로드킬 위험 지역을 직접 신고하거나, 사고 발생 시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AI는 도로 인프라의 '옵션'이 아니라, 앞으로는 표준 기술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단순 도입을 넘어 철저한 운영과 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생명을 지키는 기술, 우리 모두의 책임


이제는 기술이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생명을 구하는 사회 안전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AI는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는 도구로서,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운전 중 AI 경고가 뜬다면 반드시 감속해 주세요.
지자체에 AI 시스템 예산 확대를 요구하는 시민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주세요.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나 정부 공모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여 주세요.

로드킬 예방은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기술을 믿고 활용하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생명을 살리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